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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1.19 노급식(no-급식)체 완전정복 특강

노급식(no-급식)체 완전정복 특강

급식체가 유행인 요즘, 노급식체 또한 급부상했다는 거 아시나요? 노급식체란 초,중학생들이 사용하는 언어인 ‘급식체’와 상반되는 것으로, 대학생과 취준생, 직장인 등 급식을 먹지 않는 성인들 사이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는 언어를 말합니다. 대표적인 예를 통해 최근 유행하는 노급식체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SK Careers Editor 최경은

 




  타임푸어, 워라벨



‘타임푸어(time-poor)는, 일에 쫓겨 자유시간이 없는 사람을 말합니다. 사실 항상 시간이 부족한 사회에서 살아온 현대인에게 ‘타임푸어’는 낯선 단어는 아닙니다. 시간 빈곤 현상을 오랫동안 경험해 온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동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수면시간이나 여가시간을 부족하게 느껴왔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노동시간이 OECD 기준으로 상위권이라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이는 더 이상 어색한 상황도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늘 타임푸어에서 벗어나길 바라왔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조건으로 새로운 신조어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입니다. 일(work)과 삶(life)의 균형(balance)를 의미하는 이 단어는 말 그대로 직장에서의 노동시간과 개인 여가시간의 균형을 고려함을 뜻합니다. 특히 최근 취업준비생, 직장인 사이에서 좋은 직장의 조건으로 중요시되고 있지요. 연봉, 지위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있었던 예전과는 달리, 야근이 없는 기업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사실에서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약해지면서 자신이 원하는 삶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이직도 잦아진 현재, 자신만의 ‘행복한 삶’을 실현하기 위해 워라밸은 필수요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워라밸에 주목하게 되면서, 기업들 역시 유능한 인재들을 데려오기 위해 좋은 근무와 여가조건을 갖추어 근로자들의 워라밸을 보장해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넵병



‘넵, 넵~, 넵!, 아 넵, 네엡…’. 최근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직장인이 직장 상사에게 무조건 ‘넵’이라고 답하는 ‘넵병’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넵’은 직장인들이 흔히 상사에게 ‘네’라고 대답하는 것은 너무 성의 없고, ‘넹’은 너무 가벼운 것 같다는 걱정 때문에 자주 사용되어왔습니다. 더해 이 ‘넵’이라는 단어는 다양한 수식어와 부호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여러 가지 감정상태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 덕에 다른 대답 형태보다 애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넵…’처럼 점이 붙는 것은 현재 상황의 난처함을 표현하는 경우에 많이 사용됩니다. ‘넵!’은 뒤에 느낌표를 붙임으로써 상사 혹은 클라이언트에게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겠다는 의미, ‘앗 넵!’은 자신이 실수했음을 빠르게 인정하고 바로 고치겠다는 의미, ‘넵ㅋ’은 요청이 당혹스러우나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자주 사용된다고 합니다.


이처럼 ‘넵병’은 모든 감정표현을 ‘넵’ 하나로 압축해서 표현해야 하는, 웃기면서도 슬픈 직장인의 단면을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가르쳐 드린 것들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넵병’ 징조가 있는데, 이와 같이 직장에서 ‘넵’을 연발하는 직장인께서는 ‘넵병’에 이미 걸리신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카공족



‘카공족’은 ‘카페에서 공부하는 종족’의 줄임말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카페에서 음료를 시키고 오랫동안 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칭하기 위해서 등장하여 오래 사용되어 왔으나, 그 이면에서 경쟁사회의 단면을 찾아볼 수 있는 매우 심오한 단어입니다. 사람마다 집중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은 다르기에, 적당한 소음과 밝은 분위기의 장소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카페에 모여들게 됩니다. 


또한, 월요일이나 공휴일 같이 도서관이 열지 않는 경우에도 카페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대체 장소로 사용되며, 높은 가격의 돈을 내야 하는 독서실과는 달리 음료수 값만 내면 되므로 지갑이 가벼운 학생들에게도 좋은 조건입니다. 카공족들은 비단 시험기간뿐만이 아니라, 명절과 같은 때에 친척들을 피해서 고시공부나 자소서를 작성하러 나온 학생과 취준생들도 모두 포함합니다. 시간을 조금이라도 아껴서 공부해야 하겠는데, 집에 있자니 상처 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피해 온 카공족들의 카페 출근 도장은 그들을 쉬지 않고 공부와 일을 하도록 몰아가는 현대 사회의 슬픈 이면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탕진잼, 시발비용



‘탕진잼’과 ‘시발비용’은 어떻게 보면 그 맥락이 비슷합니다. 먼저, ‘탕진잼’은 자신의 재산을 헛되이 쓴다는 ‘탕진하다’의 ‘탕진-‘과 ‘재미있다’의 줄임말 ‘-잼’이 결합된 말로, 헛되이 쓰는 돈이지만 거기에서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을 일컫는 말입니다. 보통 ‘탕진잼’의 대상이 되는 경우는 예쁘고 작은 물건들, 저렴한 어른이 장난감, 화장품, 맛집 등등 정말 사소한 것들입니다. 학생과 취준생에게는 만원도 사치로 느껴질 수 있는 요즘, 이러한 조그마한 탕진은 그들이 현실에서 소소하게나마 억압된 욕망을 해소하도록 돕습니다.


‘X발비용’은 흔히 화가 났을 때 사용하는 욕설인 ‘X발’과 값인 ‘비용’이 결합한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화나 짜증이 나서 그걸 해소하기 위해 치르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예상치 못한 야근에 시달리다 늦게 귀가할 때 충동적으로 구매한 초밥이나, 통학길이 너무 힘들어서 홧김에 타버린 택시비 등이 있습니다. ‘탕진잼’과는 달리 소소하고 일정하게 나가는 비용이 아니라, 순간의 감정에 의해 갑작스럽게 지출되는 비용입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소비되는 비용임에는 동일하죠.


치열한 경쟁과 미래에 대한 불확신을 꿋꿋하게 견뎌내는 현대인들에게도 때로는 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모두 속 시원히 해결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러한 욕구를 대리만족하기 위해 소비하는 행동을 일컫는 ‘탕진잼’과 ‘X발비용’은 온갖 풍파에 시달려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토닥이는 나름의 착한 소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신 노급식체 대표 예시들을 살펴보면서, 어쩌면 우울한 느낌이 드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유행어란 그 시대를 풍자하여 웃음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나오기 마련이고, 그렇기에 노급식체의 용례를 살펴보면 힘든 상황을 우리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라익워(life exceeds work)’나 ‘야호비용’처럼 보다 긍정적이고 풍요로운 현대인의 삶을 나타내는 용어들도 등장하길 바랍니다.


Posted by SK Careers Journal skcar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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